M6를 사용한지 6년이 지났고 M8을 사용한지 3년이 다되어간다.
M8은 M6보다 두껍지만, 하지만 다른 디지털 카메라와 비교했을때 M8은 생각 보다 더 사진기 같은 느낌 이다.
M6를 오랫동안 사용해 왔기에 M8에 적응하지 못하는것은 전혀 아니었다. 오히려 너무 새롭지 않아 놀란 기억이 있다.
익숙해진 이중합치상과 셔터스피드 쪽의 A모드도 M7과 같은, 더 나아지거나 퇴보한 것도 아니기에. M8은 생각보다 그저 그런 라이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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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디지털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부분이 있다.
가장 첫번째로 사진이다. 필름 사진에 눈이 익숙해진 나는 개인적으로 싫어했던 쨍하고 샤프한 이미지가 이제 내 사진에서도 나타난다는 것이 가장 많이 싫고 후회되었었다. 물론 지금은 많이 익숙해 져서 그보다 더 다채롭고 화사한 느낌의 다른 카메라의 사진색감보다 M8이 주는진득하고 끈적한 M8만의 색감이 다른 카메라로 넘어가지 못하게 만드는 주요 요인중 하나가 되어버렸지만..
그런것 보면 눈은 참 간사하다. 그리고 나는 좀 간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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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뚱뚱한 베터리와 메로리 카드, 뒷판을 열어야 한다는 점을 바꾸지 않은 것은 나로써는 정말 환영할 만한 일이었다.
항상 필름을 갈려고 뒷판을 열기 위해 바닥 판을 레버로 돌려 였었던 습관은 다행이 디지털에서도 고스란히 남을 수 있었다.
사실 뭔가 디지털 카메라를 샀다는 기분은 들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은 그 당시 시대에 한참이나 뒤떨어진 기능과,조작법이 불편한 M8이라고 치부했었지만, M6, M7을 써왔던 내게 M8은 그저 필름을 넣지 않아도 되는 M 시리즈 중에 하나였다. 그게 전부다.
더 높은 기계적 조작법이나 더 치밀한 사진이 나오는 것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
ISO 마저 필름 시절에 100과 200을 주로 사용해왔던 나에게 디지털로 넘어 온다고 해서 160이상 올릴 생각도 하지 않았고 올려 본적도 없다.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하는데도 불구하고 예전과 같이 하루의 노을이 짙게 지면 오늘 사진은 그것으로 마무리를 했다. 필름시절때 그래 왔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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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쓰고 보니 드는 생각인데, 난 아마 더 첨단의, 더 좋은 카메라를 손에 쥐게 되어도,
해가지면 그날의 사진을 마감 할것 같다. 기능의 7할도 재대로 못쓰면서 필름사진기의 행동 방식을 고집 했을지도 모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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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크롭 CCD는 정말 적응하기 힘들었다. 50mm화각을 가장 좋아하는 나에게 50mm 렌즈는 더이상 내가 원하는 화각을 가져다 주지 못했다.
크롭바디에 맞는 50mm를 찾기 시작했다. 사진기가 거의 변하지 않기를 바랬던 것처럼 내가 찍는 화각도 그대로를 유지하기 바랬다. 결국 렌즈를 찾기 시작한 이후로 28mm 를 거쳐 지금의 40mm에 이르렀다.
사실 아직도 뷰파인더에서 보이는 상과 실제 찍히는 화각이 미묘하게 달라서 애를 먹고 있기는 하지만, 어쩌겠으.
M6에서 말했듯이. 나에게 사진은 라이카다. 늘 찍어왔던 습관을 버리지 않고 디지털로 넘어와서 다행이다.
새롭게 적응하지 않고 디지털로 넘어와서.
다행이다.